입대 후 처음 쓰는 일기


입대 후 처음 쓰는 일기

군에 입대한 것이 꽤 오래전 일이 되었다. 2주 후면, 병장이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이다. 기억을 한 컷씩 회상해보면 이제야 병장이라는 생각도 이중적으로 같이 든다. 입대 직후 훈련소에서 1분 1초가 더디게 가는 것을 느끼며 자대에 가면 블로그를 개설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이런 삶의 속도라면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민간인일 때는 과제기간에 치이며 살아서인지, 지금 와서 보면 1주일이 1초 같았고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할 틈도, 기록할 생각도 없었다.

자대 배치 이후 일병 중반까지는 휴가도 자유롭게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여러 공부를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었다. 난생처음 한국사 자격증 시험도 보고(한국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휴가를 준다기에 한 달 빡세게 해서 취득했지만 결국엔 지침이 바뀌어서 통제,,) 평소에 관심 있던 와인도 여러 책을 보며 공부했다. (곧 책 리뷰 올리겠습니다!!) 이 밖에 나의 전공인 컴퓨터 공부도, 관심 영역인 향수, 시계, 외국어 등 다양한 영역의 공부를 했던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나만의 블로그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휴가, 외출 등이 제한되자 개인 정비 시간이 더 이상 공부하는 시간이 아닌 휴대폰 사용, 잠자기 등의 휴식 시간으로 완전히 치환되었다. 휴가 지침 또한 더 이상 병이 공부하는 것을 장려하지 않게 된 점도 탓하고 싶다. 여하튼 이래저래 치이며 번 아웃 비스름한 것을 겪으며 생활의 질이 많이 떨어져만 갔다.

최근 들어, 계급이 올라감과 동시에 부대 생활이 편해져서, 또 좋은 후임들을 알게 되어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전역이 가까워 오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전부인가(??) 쳐다도 보기 싫었던 전공 책뿐만 아니라, 교양서적들도 눈에 잘 읽히기 시작했다. 다시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하루에 공부하는 양을 정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냈다.

형진이와 기주, 두 후임 덕분에 전공 공부와 외국어 공부를 매일매일 지치지 않고 하고 있다. 형진이는 나와 전공이 같고 에너자이저 같은 친구이다. 쉴 새 없이 떠들고 공부하며 저도 모르게 내게 활력을 준다.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보단 간접적으로 열심히 살게 만드는 신기한 후임이다. 그뿐만 아니라, youtube로 운동에 대한 기본 상식이 많은 친구라 운동하는 것도 도와준다.

기주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친구이며, 평소에 나의 영어 공부를 많이 도와준다. 일주일에 1~2회 정도, 나와 회화하는 시간을 내주는 고마운 후임이다. 영어 공부의 목표는 내 나이대의 영어권 외국인이 향유하는 문화를 잘 알고, 잘 표현하고 싶어서인데 이를 요즘 책에서 배우기란 쉽지 않다. 기주는 그런 것들을 잘 알고 잘 알려준다.

공부하는 시간은 잘 확보했지만,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사지방 이용 시간이 제한적인 것이 제일 큰 이유이다. 앞으로는 전역 전까지 100개 이상의 글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성실히 임해야겠다. 긴 글 읽으셨다면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슴다.